면허를 따고 8년 동안 정말 한 번도 운전대를 잡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곧 운전하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무서워지더라고요. 서울에서 대중교통만 이용하다 보니 굳이 운전할 필요성을 못 느꼈습니다. 버스도 자주 있고 지하철도 잘 되어 있어서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이 선택이 후회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은 다들 주말에 드라이브도 가고, 부모님 계신 지방 내려갈 때도 자차로 편하게 다니는데 저는 항상 택시나 기차 표를 끊어야 했거든요. 가장 큰 문제는 부모님이 점점 나이가 들면서 제 도움이 필요해지셨다는 거였습니다. 비상 상황이 생기면 빠르게 내려가야 하는데 대중교통으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결정적인 계기는 친구 결혼식 때였습니다. 시골 성당에서 결혼식이 있었는데 대중교통으로 가려니 너무 불편했습니다. 그 날 아침에 친구가 운전해주며 '넌 언제 면허 활용할 거야'라고 던진 말이 가슴에 남았거든요. 그 다음날 바로 운전연수 검색했습니다. 솔직히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버에 초보운전연수 검색하니까 정말 많은 업체들이 나왔습니다. 비용도 다양했는데 3일 코스는 30만원에서 45만원 사이였습니다. 저는 경기도 연천 쪽 운전연수 업체를 선택했는데, 회사 근처이기도 했고 비용이 합리적이었거든요. 3일 10시간 과정에 38만원이었습니다. 내돈내산이니까 정말 신중하게 선택했습니다.
연천에서 운전연수를 받기로 결정한 후 예약 과정은 정말 간단했습니다. 전화로 상담하니까 친절하게 설명해주셨고, 제 차량 정보도 미리 알려주셨습니다. 차량은 2년 된 소나타를 타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차체가 크지 않아서 배우기 좋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첫 수업은 월요일 오전 9시로 잡았습니다.
1일차 아침, 솔직히 손이 떨렸습니다. 8년 만에 운전석에 앉는 거거든요. 선생님은 50대 중반 남자분이셨는데 첫인사에 '처음 배우는 분 같은데, 편하게 생각하세요'라고 하셨습니다. 먼저 핸들, 페달, 백미러 위치부터 다시 배웠습니다. 손도 떨리고 페달을 밟을 때 힘 조절도 안 되더라고요. 완전히 처음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 30분은 회사 주차장 근처 이면도로에서 직진만 연습했습니다. 선생님이 '일단 차가 움직이는 감각부터 익혀야 합니다. 천천히 악셀만 살짝 밟아보세요'라고 하셨습니다. 브레이크를 밟는 것도 처음엔 너무 급하게 밟았는데 선생님이 '부드럽게, 마치 계란을 밟는다고 생각하세요'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표현이 정말 와닿았습니다.
그 다음 30분은 왕복 4차선 도로로 나갔습니다. 신호 대기 중에 선생님이 '좌회전할 때는 맞은편 차가 멈추는 걸 먼저 확인하고, 그 다음에 왼쪽 보행자도 확인한 후에 천천히 나가세요'라고 반복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좌회전이 정말 무서웠습니다. 신호가 초록색인데도 용기가 안 나더라고요. 다른 차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오후에는 대형마트 주차장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주차하는 연습인데 가지런히 정렬된 주차 칸들을 보니까 한숨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중앙선을 계속 벗어났고, 차의 각도도 계속 틀어져서 3번을 다시 빼고 들어갔습니다. 선생님이 '첫날이라 그런 거예요. 감이 올 거입니다'라고 격려해주셨는데 그 말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정말 용기가 났어요.
2일차에는 연천 근처 더 큰 도로들을 다녔습니다. 경기대로, 43번 국도 같은 쪽을 돌아다녔는데 차들이 많아서 처음엔 정말 떨렸습니다. 선생님이 '옆 차가 켜는 신호를 먼저 확인하고 천천히 차선을 변경하세요. 사이드미러를 꼭 봐야 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차선 변경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사이드미러에 보이는 차의 거리감을 못 잡겠더라고요.
연천 지역 지하주차장에 들어가는 연습도 했습니다. 좁은 진입로를 통과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한쪽으로 치우쳐서 진입했습니다. 선생님이 '천장 높이도 확인하고, 옆 차들과의 거리도 봐야 합니다. 천천히요'라고 하셨습니다. 지하주차장 B2층까지 내려가서 후진 주차도 연습했습니다. 백미러로만 봐서는 거리감이 정말 안 잡혔습니다.
2일차 말미에 선생님이 '내일은 마지막 날이니까 앞으로 혼자 다닐 때 가장 많이 가는 길을 미리 한 번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제안하셨습니다. 저는 부모님 댁이 경기도 북부에 있거든요. 내일 그 길을 한 번 가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3일차는 가장 길었던 수업이었습니다. 회사에서 부모님 댁까지 가는 약 60km의 코스를 실제로 운전했습니다. 처음 30분은 여전히 도시 도로였는데, 신호 대기할 때마다 심장이 철렁였습니다. 선생님이 '이제 거의 다 됐습니다. 신호 판독도 잘하고 있고, 속도 조절도 좋아졌습니다'라고 하셨는데 그 순간 정말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시외로 나가니까 차가 좀 줄었습니다. 선생님이 '이제부터는 차선도 더 넓고 신호도 적으니까 더 편할 거예요'라고 하셨습니다. 시골 길로 들어갈 때는 좌회전이 많았는데 더 이상 떨리지 않더라고요. 선생님의 설명도 이제는 다 이해가 됐습니다. 3일 동안 선생님이 반복해서 알려주신 것들이 몸에 밴 것 같았습니다.
부모님 댁에 도착했을 때 가슴이 벅찼습니다. 8년 만에 제 차로 부모님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선생님이 차에서 내리면서 '정말 잘하셨습니다. 이제 충분히 혼자 다닐 수 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이 가장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눈물이 났어요.
3일 10시간 코스 비용 38만원을 생각해보니 절대 비싼 게 아니었습니다. 내돈내산으로 받은 가장 값진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택시비, 대중교통비로 쓴 돈들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정말 가성비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오늘 기준으로 연수 받은 지 1개월이 됐는데 거의 매일 운전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혼자 밤 11시까지 외출했다가 밤길을 운전해서 집에 왔습니다. 여전히 조금 떨리지만 처음만큼 무섭지는 않습니다. 친구도 내 차로 만나고, 부모님 병원 갈 때도 내가 운전합니다. 8년 동안 못 한 경험들을 이제 하고 있습니다. 정말 장롱면허에서 탈출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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