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2년을 시내 운전만 했습니다. 좁은 도로, 신호, 주택가... 이 정도는 할 만했는데 고속도로는 정말 다른 세계더라고요. 속도도 빠르고, 차선도 많고, 진출입도 복잡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피했습니다.
변화가 온 건 지난여름이었습니다. 남편이 "고속도로로 경주에 가자"고 했는데, 저는 빌미를 찾아서 피했거든요. 결국 남편 혼자 갔고, 저는 아이들과 집에서 남편을 기다렸습니다. 그때 정말 울적했습니다.
뭔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남편이 "고속도로 운전연수 받아봐"라고 제안했는데, 처음엔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꾸 "엄마는 왜 못 가?"라고 물을 때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연천 지역에서 운전연수 업체를 찾았습니다. 처음엔 여러 곳을 알아봤는데, 빵빵드라이브라는 곳이 고속도로 특화 프로그램을 한다고 해서 선택했습니다. 4일 코스에 60만원이었는데, 고속도로를 배울 수 있다면 가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첫 상담에서 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시내는 어느 정도 하지만 고속도로는 정말 무서워합니다"라고 했더니 강사님이 "고속도로는 오히려 신호가 없어서 더 편해요, 다만 속도와 진출입만 익히면 돼요"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이 좀 희망적으로 들렸습니다.
첫 날은 연천 지역의 시내 도로에서 시작했습니다. "고속도로 가기 전에 기초부터 다지자"는 강사님의 방침이었습니다. 차선변경, 속도 조절, 신호 대응... 모든 기초를 다시 배웠습니다. 2년을 운전했다고 해도 강사님은 "처음 같이 배워야 고속도로도 안전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첫 날 3시간은 정말 기초였습니다. 하지만 강사님이 놓친 부분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속도를 50으로 유지해요, 신호 대기 후에 60으로 올려요"이런 식으로 아주 구체적으로 지도해주셨습니다. 저는 열심히 따라했습니다.
둘째 날은 고속도로 진입 전 리허설이었습니다. 넓은 도로에서 속도감을 익히는 거였어요. "이제는 60으로 가볼게요"라고 강사님이 했는데, 제 눈앞에 펼쳐진 세상이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ㅠㅠ.
하지만 강사님이 계속 옆에서 지도했습니다. "너무 많이 신경 쓰지 마세요, 앞차만 봐요. 앞차와의 거리, 이게 전부예요"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에 집중했더니 좀 나아졌습니다. 차는 차대로 가고, 저는 제 속도로 가면 되는 거였거든요.
둘째 날 오후는 고속도로 진입로 연습이었습니다. 연천 쪽 IC에서 실제로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정말 무섭더라고요. 차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신호등도 없고,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이고...
강사님이 "여기서 깜빡이를 켜고, 천천히 진입해요. 옆 차가 있으면 피해요"라고 했습니다. 첫 시도에는 차가 와서 진입을 못 했습니다. 강사님이 "괜찮아, 다시 해볼 기회 있어"라고 했습니다. 세 번째 시도에 성공했습니다. 고속도로에 진입했을 때의 느낌... 정말 잊을 수 없습니다.
셋째 날은 본격적인 고속도로 주행이었습니다. 연천에서 출발해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코스였습니다. 처음엔 80으로 갔는데, 강사님이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이제 100 유지해볼까요?"라고 했습니다.
100의 속도는 정말 빨랐습니다. 옆차선이 빠르게 지나가고, 내가 앞 차를 따라가야 하고, 뒤에 차가 밀려오고... 모든 게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강사님이 "집중하세요, 정속을 유지하세요"라고 했습니다. 10분쯤 지나니까 좀 익숙해졌습니다.

그날 가장 무서웠던 건 톨게이트였습니다. 톨게이트가 나타났을 때 정말 당황했습니다. 어느 차선으로 가야 하는지, 카드를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 모르는 게 너무 많았거든요. 강사님이 "아, T-money 태그할 차선으로 가요, 앞에 기계에"라고 지도해주셨습니다.
태그를 성공했을 때의 쾌감... 정말 잊을 수 없습니다. "톨게이트도 통과했어!"라고 생각하니까 자신감이 확 올라왔습니다. 셋째 날은 이렇게 3시간을 고속도로에서 보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 날은 가장 길었습니다. 4시간을 연천에서 출발해서 강원도 쪽까지 다녀왔습니다. 강사님은 거의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알아서 하도록 두었거든요. 신호 없는 나들목, 휴게소 진입, 차선변경, 속도 조절... 모든 걸 내가 했습니다.
휴게소에 멈췄을 때 강사님이 "이제 충분해요, 실제로 혼자 가도 돼요"라고 했습니다. 정말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4년을 고속도로를 못 탔는데, 이제는 혼자 갈 수 있다는 말이었거든요.
60만원이 비쌌나요? 지금은 정말 아닙니다. 그동안 못 했던 경주 여행, 속초 여행, 강릉 여행... 이제 다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엄마 차로 여행을 가는 게 신기하다고 해요.
지난주에는 남편 없이 혼자 경주를 다녀왔습니다. 고속도로 주행 시간만 5시간이 넘었는데, 정말 편했습니다. 처음에 겁먹었던 자신에게 "봤지, 할 수 있잖아"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내돈내산으로 받은 60만원의 운전연수는 정말 최고의 투자였습니다. 이제 저는 어디든 갈 수 있어요. 고속도로 때문에 못 갔던 곳도, 못 했던 일도 모두 가능해졌습니다. 정말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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