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2년 동안 새벽에 운전한 적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새벽은 안개가 짙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자라면서 새벽 어린이집 등원이 필요해졌어요.
처음에는 남편이 해주다가, 출장이 많아지면서 제가 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새벽 6시, 안개가 자욱한 도로에 나가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매일 밤 꿈에서도 안개 속을 헤매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결국 못 견디고 운전연수를 알아봤습니다. 일반적인 수업도 있었지만, 저는 "새벽 안개" 조건에 특화된 수업을 찾았어요. 처음엔 이런 게 있나 싶었는데, 검색하니까 실제로 있었습니다.
상담할 때 "새벽 4시부터 시작할 수 있느냐"고 물어봤어요. 운전연수 선생님이 "물론이다, 오히려 그게 제일 효과적인 조건이다"라고 하셨습니다. 3일 과정에 22만원이었는데, 새벽 수업이라 저렴했어요.
첫 날은 새벽 5시에 만났습니다. 아직 어둡고 안개가 소복이 내려앉아 있었어요. 선생님이 "이 정도면 중간 정도의 안개입니다"라고 하셨는데, 저는 이미 떨리고 있었습니다 ㅠㅠ
제일 먼저 배운 건 헤드라이트 사용법이었습니다. "이 정도 안개면 로우빔으로 충분하고, 더 안개가 짙으면 포그라이트를 켜시면 됩니다"라고 설명해주셨어요. 저는 헤드라이트가 로우빔, 하이빔만 있는 줄 알았거든요.
실제 도로에 나갔을 때는 시야가 30미터 정도 밖에 안 보였습니다. 선생님이 "천천히 가세요. 안개에서는 속도가 생명입니다"라고 하셨어요. 원래 60km/h 도로였지만, 저는 30km/h로 가고 있었습니다.

둘째 날은 더 짙은 안개가 내렸습니다. 새벽 4시 50분 정도에 만났는데 거의 손 앞이 안 보일 정도였어요. "오, 오늘은 좋은 조건이네요"라고 선생님이 웃으면서 말씀하셨는데, 이건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이날은 실제로 아이 어린이집 가는 길을 운전했습니다. 보통 10분 거리가 20분이 걸렸어요. 선생님이 옆에서 "빨간 신호등이 보이면 슬슬 감속해야 합니다. 앞차가 갑자기 멈출 수 있으니까요"라고 계속 알려주셨습니다.
가장 도움이 된 팁은 "차선 변경할 때 거울만 보지 말고, 목 돌려서 직접 보세요. 안개에서는 사각지대가 더 크니까"라는 거였어요. 이 말을 듣고 나니까 정신이 더 번뜩 들었습니다.
셋째 날은 다행히 안개가 조금 걷혔어요. 선생님이 "어제의 그 안개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네요"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에 웃음이 나왔어요. 정말 어제에 비하면 이건 쉬웠습니다.
3일 과정 비용 22만원은 내돈내산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진짜 쌌어요. 매일 새벽에 불안감으로 떨던 제가 이제는 자신감 있게 어린이집을 데려다닙니다. 한두 번 실수한 적도 있지만, 기본기가 탄탄해서 대처가 됩니다.
지난주에는 추가로 새벽 시간대 운전을 혼자서 해봤어요. 처음엔 긴장했지만, 배운 대로 천천히 가니까 정말 괜찮더라고요. 안개 속에서 라인을 따라가고, 신호등을 보고, 차선을 변경하는 모든 게 자동으로 나왔습니다.
혹시 저 같은 상황에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새벽 안개 운전은 절대 미루지 마세요. 처음부터 배우면 훨씬 쉽습니다. 후회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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