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에서 처음 핸들을 잡던 그 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해요. 하라면 딱 면허장 따고 집에만 박혀 있던 나, 아직도 남처럼 운전한다는 게 남 일처럼 느껴졌었거든요. 직장은 서울이고 연천 집은 멀고, 항상 누군가한테 "다음에 차 태워줄 수 있을까?" 이러고 다녔는데 진짜 답답했어요.
특히 요즘엔 옆에 있는 친구들도 다들 자기 차로 자유롭게 다니고, 주말에 어딜 가자고 하면 난 제약이 많고... 사실 심각한 수준이었어요 ㅠㅠ 내 차가 있어도 내가 못 몰으니까 뭐하는 거야 싶었고요. 언젠가는 배워야지 했지만 자꾸만 미루다가 올 초에 진짜 결심했어요.
용기 내서 처음 한 일은 연천 운전연수 학원을 검색하는 거였어요. 인스타에 후기도 찾아보고, 지인들한테도 물어보고, 유튜브도 봤는데 생각보다 할 말이 많더라고요. 결국 연천의 한 학원으로 정했는데, 위치가 좋고 강사 리뷰가 괜찮았던 게 이유였어요.
학원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 강사 분이랑 정말 편하게 배울 수 있다는 후기가 많았거든요. 어차피 처음이니까 일대일이 편할 거 같기도 했고, 인근 동두천, 양주 쪽도 다니긴 했지만 역시 집 가까운 연천이 최고였어요.

첫 번째 날은 4월 초 오전 10시였어요. 날씨가 진짜 좋았고, 강사님은 생각보다 부드러워 보이는 아저씨였어요. "처음이니까 그냥 편하게 생각해요" 이러시더라고요. 처음엔 마을 도로부터 시작했는데, 연천읍 중심부 외곽의 한적한 골목 같은 곳에서 기어 올리는 거부터 했어요.
내 손이 떨렸어요 ㅋㅋ 근데 강사님이 "기어를 좀 더 부드럽게 올려보세요, 서두르지 말고" 이러니까 신기하게 편해졌어요. 그렇게 한 시간을 다니다 보니 약간 익숙해지는 느낌이 들었던 거 같아요.
수원운전연수도 꽤 괜찮다는 글을 봤어요
둘째 날은 그 다음주 오후 2시였어요. 이번엔 강사님이 경원대로 쪽으로 나갔어요. 차선도 많고 신호등도 많고, 옆에 버스도 다니고... 진짜 떨렸거든요. 차선을 바꿀 때 손이 떨려 가지고 핸들을 잡는 손가락이 저렸어요 ㅠㅠ
근데 그때 강사님이 "차선변경할 때 타이밍이 다인데, 앞에 차와 옆에 차의 거리를 봐야 해" 이렇게 정확하게 짚어주셨어요. 그 말을 듣고 난 갑자기 뭔가 이해가 됐어요. 그전까진 무서워만 했는데 이제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싶었어요.

셋째 날은 정말 에피소드가 많았어요. 아침 일찍 나갔는데, 그날따라 날씨가 좀 흐렸거든요. 하늘이 어두워서 헷갈린 거 같은데, 신호등을 제가 놓쳤어요. 그냥 노란불이 되는 순간에 가버렸거든요. 강사님은 "괜찮아요, 이럴 수도 있지" 이러셨는데 내가 더 많이 놀라서 ㅋㅋ
주변에 울산에서 받은 친구도 만족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날 오후는 본격적으로 교차로 연습을 했어요. 연천의 큰 교차로에서 오른쪽 회전, 왼쪽 회전을 여러 번 반복했는데, 손이 꼬였어요. 강사님이 "팔을 조금 더 펼쳐보세요" 이라고 해서 고쳤는데, 정말 차이가 났어요.
나흘차 날은 더 먼 거리를 나갔어요. 포천 방향까지 갔었는데, 하이웨이 램프도 타보고, 큰 도로도 달려보고... 내가 이게 되나 싶었는데 되는 거 있어요. 강사님이 옆에서 계속 조언해 주셔서 그런 건 것 같은데, 확실히 처음과는 달랐어요.
다섯 번째 날 즈음에는 내가 일어나는 일들이 재미있어졌어요. 왼쪽 회전할 때 어떻게 하는지도 알고, 신호등이 변할 때 언제 가야 하는지도 알게 되고, 옆 차선을 볼 때 어디를 봐야 하는지도 알게 됐거든요. 약간씩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학원 수업이 끝나고 처음으로 혼자 차를 몰았을 때가 있어요. 집에서 편의점까지 왕복했는데, 그때 심장이 철렁했어요. 근데 신기하게 내 손은 떨리지 않았어요. 강사님이 알려준 대로 미러를 보고, 신호를 켜고, 차선을 살피고... 그렇게 하니까 되더라고요.
요즘은 주말이면 자기 차로 어디든 가고 싶은 대로 가요. 처음엔 동네 근처만 다니다가 이제는 파주도 가고, 의정부도 가고, 노원 쪽도 가요. 친구들 만나자고 하면 내가 차 끌고 가고, 무거운 짐 사러 가야 하면 나만 차 가지고 가고 ㅋㅋ
내 일상이 진짜 달라졌어요. 전에는 버스 시간 맞춰다니고, 누구 차 탈 시간 기다리고 했는데, 이제는 시간이 내 거예요. 날씨 좋은 날에 자유롭게 어딜 가고 싶으면 그냥 가고, 밤 11시에 갑자기 카페 가고 싶으면 가고... 이런 자유가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어요.
사실 이 정도면 진짜 받길 잘했다 싶어요. 미루고 미루던 운전연수를 올 초에 해버린 내 선택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연천에서 시작한 이 여정이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완전히 바꿔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앞으로의 나는 이전의 나와는 달라질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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